지역에서 본 세상

김종출표 명품 단감 이렇게 생산된다

김훤주 2011. 11. 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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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지은 지 올해로 30년 된다는 김종출 대표의 동호농원 과수원을 10월 29일 찾아갔습니다. 창원 북면농협과 동읍농협이 주최하고 경남도민일보가 주관한 창원 단감 블로거 탐방이었습니다.

그이는 4000평 자기 사과밭에서 15kg 들이 2500 상자 정도 생산한다고 합니다.김종출 대표 단감은 친환경 저농약 농산물 인증을 받았습니다. 친환경 농산물에는 유기농, 전환기 유기농, 저농약, 무농약 네 가지가 있는데 단감에서는 무농약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저농약이 최고치라고 했습니다.

관행농업에서 농약을 열 번 친다면 절반 이하로 농약 치는 횟수를 떨어뜨려야 저농약입니다. 제초제를 뿌리면 저농약이 못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과수원 그 넓은 4000평의 나무 아래에 가득 깔리는 풀을 몸소 베어낸다고 했습니다.

개별 농가 방문에 앞서 설명을 하고 있는 김순재 동읍농협 조합장.


1. 세 가지 브랜드로 나가는 김종출표 단감

GAP를 아시나요? 우수하고 안전한 농산물이라고 국립 농산물품질관리원이 까다로운 검사를 거쳐 인증해 주는 제도입니다. 농산물우수관리인증제인데 Good Agricultural Practices의 알파벳 첫 글자를 땄습니다. 김종출표 단감은 GAP입니다.

자기 농장에서 난 단감을 깎아주는 김종출 대표.

사진으로 봐도 물기가 촉촉합니다.


이렇게 인증을 받은 김종출표 단감은 세 가지 포장으로 나갑니다. 먼저 '창에 그린'입니다. 창원 단감 고유 브랜드입니다. 15kg 들이 한 상자에 75개 이하가 들어갈 정도로 알이 굵어야 합니다. 한 개에 200g 안팎이 되겠습니다.

이밖에 경남 명품과 한국 명품으로도 포장이 됩니다. 한국 명품은 농촌진흥청에서 관리하는 '탑프루트' 브랜드가 붙습니다. 무게가 280±30g에다 당도 또한 14.5브릭스 이상이어야 합니다. 물론 잔류 농약은 하나도 나오지 않아야 합니다.

탑 프루트 단감을 알리는 전단.

상자에 붙인 탑프루트 딱지를 김종출 대표가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경남 명품은 한국 명품보다 더 까다롭습니다. '이로로(IRORO)' 브랜드를 붙이는데, 당도는 탑 프루트와 마찬가지로 14.5브릭스 이상이고 무게는 300±20g으로 탑 푸르트보다 더 굵어야 합니다. 물론 잔류 농약은 없어야 합니다.

이로로 포장 봉투를 김종출 대표가 들어 보였습니다.


김종출표 단감에는 이 이로로 브랜드도 붙습니다. 경남 산물을 수출하는 공사인 경남무역에서 찾아와 하나하나 직접 무게와 당도를 잽니다. 이로로는 하나씩 낱개로 봉투  포장을 하는데, 그것을 담는 상자 또한 농장에 맡겨 두지 않고 직접 가져와 담아갑니다.

2. 가지마다 단감을 주렁주렁 매단 나무들

그이 과수원의 단감나무에는 단감이 매우 많이 달려 있었습니다. 알도 굵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비결을 물었더니 겨울에 '결과모지'를 많이 남기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결과모지란 열매(果)가 맺히는(結) 어미(母) 가지(枝)인 모양입니다.

아울러 '적례'와 '적과'도 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적과(摘果)는 사전에 나오는데 적례는 나오지 않더군요. 김종출 대표는 핀 꽃이 지기 전에 솎아내는 것을 적례라 하고 꽃이 지고 나서 솎아내는 일을 적과라 한다고 했습니다.

농사 짓는 한 해 사이클을 물었습니다.

"농한기는 4월뿐입니다. 겨울철에는 내내 전지전정(가지치기)를 합니다. 5월에는 적례적과를 합니다. 제일 바쁩니다. 병해충 방제도 합니다. 해충약만 칩니다. 제초제는 전혀 치지 않습니다.

제초제를 안 치니까 봄철과 여름철에는 풀 베기가 일상이지요. 6월 이후에는 병해충 방제를 되도록 하지 않습니다. 7월 장마를 앞두고 6월에 방제하는 셈입니다. 장마철인 7월에는 병해충이 생기면 생긴 부분에 대해서만 방제 작업을 합니다.

8월 이후에는 농약을 거의 치지 않기 때문에 출하하는 단감에는 잔류 농약이 아예 나타나지 않습니다. 잔류 농약 검사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직접 합니다."

나무에 물을 대 주는 노즐을 비롯한 시설물.


동호농원에서 나는 단감의 특징을 일러달라고 했더니 바로 "맛이 좋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펑퍼짐한 대답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슨 맛이 좋으냐고 구체적으로 말씀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먼저 물기가 많아 단맛이 풍부하다고 했습니다. 다음으로는 과육이 단단해 씹는 맛이 쫄깃하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먹어도 봤는데요, 말씀대로 물기가 촉촉했고 씹히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김종출 대표는 같은 나무에서 난 단감도 언제 따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이 말하는 '시기'에는 과학이 있었습니다.

잎에 단풍을 들 때 딴 단감이 맛이 좋다고 했습니다. 잎이 푸를 때는 광합성을 하는 잎이 영양분을 줄기나 뿌리나 열매로 보내지 않고 이파리 자신을 위해 쓴다고 했습니다.

반면 단풍이 들면 잎이 자기 생명이 다한 줄을 스스로 알고 남아 있는 영양분을 열매로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보내고 뿌리나 줄기로도 나머지를 보낸다고 했습니다. 열매는 사람으로 치면 자식입니다. 죽을 때가 되면 사람이 후사(後嗣) 생각을 먼저 하는 이치와 같다고 했습니다.

또 날씨가 따뜻할 때보다는 쌀쌀할 때 따야 더 맛이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단감은 냉해(冷害)를 쉽게 입는 농작물입니다. 그러니까 맛 좋은 단감을 위해서는 따는 시기가 늦을수록 좋지만, 그렇다고 대책없이 늦췄다가는 냉해를 입기 십상인 셈입니다. 노련한 농부의 시기 선택이 결정적으로 중요해지는 대목입니다.

김종출 대표는 11월 들어서면 단감을 딴다고 했습니다. 올해는 11월 1일부터 15일까지입니다. 여태까지 경험으로 미뤄 볼 때 11월 15일 지나면 냉해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담감들. 바닥에는 제초제를 치지 않아 무성하게 풀이 자라 있습니다.


이 때 따는 단감은 푸른 빛이 모두 가시고 불그스레한 빛을 띱니다. 단감은 골고루 붉을수록 맛이 좋다고 했습니다. 색깔과 당도(단맛이 나는 정도)는 비례한다고 합니다.

과수원 나무 아래에다 다른 사람들은 채소나 나물 같은 것을 기르기도 하지만 김종출 대표는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나락이나 보리 또는 배추 무 같은 다른 농작물도 기르지 않는답니다. 오로지 단감에 집중하기 위해서랍니다.

김종출 대표는 자기 성에 차지 않는 자잘한 과일은 그냥 따서 버립니다. 과수원 둘러보는 곳곳에 그렇게 따서 버린 단감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습니다. 다른 과수원이라면 충분히 시장에 내놓을 만한 크기였습니다. 이처럼 김종출 대표의 단감 농사에는 '대충대충'이 없었습니다.

그리 작지 않은데도 주인한테서 버림받은 감들. ㅜㅜ

작아서 버려진 감들. 전화기는 한 번 비교해 보려고 던져 넣었습니다.


단감도 벼처럼 조생종·중생종·만생종이 있다고 했습니다. 추석에 맞춰 나오는 단감은 '서촌'이라는 조생종이랍니다. 10월에 열매를 따는 중생종은 이름이 '상서'라 했습니다. 지금 나오는 만생종은 '부유'라 하는데 김종출 대표의 단감나무들이 바로 이것입니다. 늦게 나오는 녀석일수록 단단하고 과육이 쫄깃하며 보관도 오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김종출 대표는 '부유' 자랑이 대단했습니다. 부유 품종이 개발된 지 10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이를 뛰어넘는 품종 개발이 안 되고 있을 정도라는 얘기입니다.

김종출 대표는 한창 수확하는 시기를 넘기고 나면 개별 판매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창 수확할 때는 단감을 따내는 데만 해도 엄청나게 일손이 바빠서 다른 틈이 나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주소가 창원시 의창구 동읍 다호리 220-2번지입니다. 다호리 고분군 유적으로 이름난 바로 그 다호리랍니다. 전화번호는 017-588-7828이고요. 자기 얼굴과 이름을 걸고 명품 단감 농사를 하는 인물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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