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우포늪은 비올 때 찾아도 좋더라

김훤주 2011. 11.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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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있는 청소년 종합 문예 잡지 <푸른 글터>가 마련한 10월 22일 습지 탐방에서 제가 가이드 노릇을 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지만 그야 흘러가는 구름보다도 더 덧없는 것들이지요.

창원 동읍 주남저수지의 일부인 동판저수지와 창녕 우포늪(소벌) 일대를 걸었습니다. 전날 내리기 시작한 비가 이 날도 거의 종일 내렸답니다.

날씨가 조금 더 추웠다면 아무래도 사람들이 고생을 많이 했겠지만 그런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고등학생 스무 사람 남짓과 선생님들이 함께한 길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습지가 주는 아름다움이나 마음을 편하게 하는 작용이 이 날도 작용을 했습니다. 늘 보는 콘크리트와 꽉 막힌 사방을 벗어나 모처럼 이렇게 들판길을 거니는 자체가 즐거웠을 테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습지 탐방을 함께 청소년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준비해 들려줘야 한다는 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최대한 편하게 노닐었습니다. 소벌에서는 창산다리에서 사지포제방까지 3km 남짓 걸었습니다.

대부분은 우산을 쓰고 거닐었습니다. 어떤 이는 비옷을 입기도 했습니다. 뒤에 나오겠지만, 처음부터 맨발로 걸어간 사람도 있습니다.


창산다리에서 시작된 제방길이 끝나고 건너편 사지포 제방으로 건너가는 잠수교입니다. 옆에 노란 비옷을 입은 안내원이 가장자리 말고 한가운데로 걸어가라 일러줍니다.

청소년들이 신발을 벗거나 신고 건너갑니다. 즐거워서인지 소리를 지르면서 건너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청소년들이 신발을 벗거나 신고 건너갑니다. 물론 선생님들도 같이 섞여 있습니다. 즐거워서인지 소리를 지르면서 건너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바라보고 있던 저도 마음이 즐거웠습니다.
맨발로 물을 건너면 발가락 사이가 시원합니다. 첨벙첨벙 하면 물이 튀기도 합니다. 먼저 건너온 친구들이 손으로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여자아이들입니다. 걸어서 오는데 어떻게 남자보다 여자가 먼저 왔느냐고요? 조금 있으면 그 까닭이 스스로 나타납니다.


물론 먼저 온 남자아이들도 있습니다만, 꼴찌는 이 친구들이 차지했습니다. 자갈길을 만만하게 보고 맨발로 나선 아이들입니다. 뒤쪽 빨간옷을 입은 친구는 발이 너무 아파 걸어오다가 장갑과 비닐 따위를 발에다 둘둘 말았습니다. ^^

선생님들과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참가한 학생 가운데 하나가 찍어줬습니다. 오른쪽에 서 있는 이는 저랑 창녕국민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 황선열 선수랍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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