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딱 걸렸네, 보도방의 도우미 공급 현장

기록하는 사람 2008. 5. 3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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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상남상업지구 야경. /경남도민일보 자료사진

경남 창원의 최대 유흥가인 상남상업지역에서 하루저녁에 이뤄지는 성매매가 무려 1만 건에 달한 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지역사회에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경남여성회 부설 창원여성인권상담소(소장 최갑순)가 작년 4월부터 창원 상남 상업지구에 대한 현장조사를 해 분석한 자료(표본을 통해 전체를 추정 판단)를 통해 발표한 게 계기가 됐었죠.

당시 경남여성회는 '창원 상남 상업지구 안에서 성매매가 일어날 수 있는 관련 업소는 600여 개, 업소마다 5~6명의 성매매 여성이 활동한다고 전제할 때 여성 한 명당 하루 평균 3~4건의 성매매가 이루어진다'며 하루 1만여 회의 성매매가 가능하다고 추정했습니다.

이런 발표가 언론에 보도되자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경남지회 창원시지부는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하루에 유흥업을 통해 활동하는 여성은 1500명 정도로 추산할 수 있고 이들이 모두 성매매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업주들이 파악할 때 하루 500건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하루 500건이든, 1만 건이든 상남상업지역의 성매매가 적지 않다는 것은 공통된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창원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가 동료 둘과 함께 상남상업지역에서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술집 앞 거리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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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밴 승용차가 끊임없이 오가더군요.


여성들을 태운 밴 승용차가 끊임없이 오가며 여성들을 내려놓거나 태워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약 두 시간 가량 술을 마시는 동안 창밖으로 이 광경을 보게 됐는데, 거의 5~10분 간격으로 각각 다른 밴 승용차들이 이런 일을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술을 마시던 동료는 그들 여성이 '노래방 도우미들'이며, 그들을 태우거나 내려놓고 가는 밴 승용차는 도우미들을 공급해주는 '보도방' 차량이라고 말해주더군요.


그래서 들키지 않게 사진을 살짝 찍어봤습니다. 얼굴은 나오지 않으니 초상권에는 별 문제가 없겠죠.

저도 남자지만, 돈까지 지불하면서 알지도 못하는 여성들을 불러 함께 술을 마셔야 꼭 술맛이 나는 걸까요?

너는 그러지 않냐고요? 네, 저도 타의에 의해 그런 자리에 함께 있어본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길 다른 남성들에게 하면 대개 저를 '좀 특이한 놈'이라고 보지만, 자기도 그렇다고 동감하는 남성들도 제법 있습니다. 맹세코 이건 진짭니다.

어제 함께 술을 마셨던 동료는 민병욱, 이균석 기자였는데, 둘 다 모르는 여자와 술 마시거나 함께 노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모든 남자가 다 그런 건 아니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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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지역신문 기자의 고민과 삶을 담은 책. 20여 년간 지역신문기자로 살아온 저자가 지역신문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기자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풀어낸다. 이를 통해 서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지역신문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촌지, 살롱이 되어버린 기자실, 왜곡보도, 선거보도 등 대한민국 언론의 잘못된 취재관행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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