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1박2일 경주 가족여행, 이렇게 했습니다

기록하는 사람 2008. 5. 3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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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24·25일)에는 가족들과 1박2일로 경주 문화유산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광우병 위험 쇠고기 문제로 긴박한 상황에서 한가롭게 가족여행이나 다닌다고 핀잔을 주실 분도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3년 전 홀로 되신 아버지와 연 2회 정도는 여행을 가기로 한 가족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이해해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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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이걸 준비해왔더군요. 모두 한마디씩 적었습니다.


금강산이나 개성 관광도 생각해봤지만 여의치 않은데다, 아버지의 여행취향이 경치 구경보다는 역사유적을 좋아하셔서 경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형제자매들도 대부분 초등 또는 중학교 때 수학여행 말고는 경주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우리가족의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kjw1732)에 공지했더니 너도 나도 동참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처음엔 우리 식구(나, 아내, 아들, 아버지)와 동생네 식구(동생, 제수, 조카 둘)정도만 다녀오려 했는데, 여행인원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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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에서 다음날 아침에 찍은 단체사진입니다. 경주IC 부근에 있는 여울펜션입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8남매입니다. 그래서 배우자와 아이들까지 합쳐 한 식구당 4명만 쳐도 무려 32명이 됩니다. 이번 여행에서 세째, 네째 누나 식구들이 빠졌고 둘째 누나도 혼자 참석했지만, 외조카 둘의 식구(모두 5명)가 참여하는 바람에 전체 인원이 어른·아이 합쳐 24명이었습니다.

이 인원이 한 군데서 묵고 다음날 역사유적 답사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우선 경주 외곽의 조용한 곳에 펜션 한 채를 예약했습니다. 거실 하나와 방 세 개가 있는 30평 펜션으로 원래 정원은 13~15명이었는데, 일행 모두가 가족이라 양해를 구했습니다. (원칙대로라면 펜션대여료 25만 원에 추가인원 1인당 1만 원을 더 내야 하는데, 친절하고 선해보이는 주인께서 그냥 5만 원만 더 받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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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었던 펜션 앞에서 아버지와 함께 찍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답사를 위해서는 25인승 관광버스를 예약했습니다. 30만 원이었는데, 기사와 가이드 팁까지 포함된 금액이라더군요. 저렴한 편입니다. 이렇게 받아서 관광회사와 어떻게 분배하는지 궁금했지만 실례인 것 같아서 구체적으로 물어보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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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타고다녔던 관광버스입니다.


첫 날 저녁과 다음 날 아침은 펜션에서 해결하기로 했기 때문에 각자 먹을 것을 조금씩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저는 술과 함께 마산 어시장에 가서 5만 원어치 광어와 우럭회를 샀습니다. 아이스박스에 담아서 가져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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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고기입니다.


가보니 회 말고도 먹을 게 푸짐했습니다. 울산 사는 제부는 삼겹살과 고래고기를 사왔더군요. 밍크고래라는데, 제가 어릴 때(70년대) 부산 수정시장 길바닥에서 팔던 고래고기에 비해 비린내도 별로 안나고 담백하면서 맛있더군요. 다들 한 두 점씩 먹었지만, 아무래도 남자들이 더 많이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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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 우럭회 파티.


다음은 광어·우럭회 파티를 열었습니다. 저는 고래고기를 많이 먹어 이건 양보했습니다.

배불리 먹고 나서 여형제와 조카들이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이 남자들은 데크에 나가 삼겹살을 바베큐그릴에 구웠습니다. 숯불을 피우느라 고생은 좀 했지만 고생한만큼 맛은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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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형제와 조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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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을 피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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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보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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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구워준 삼겹살 바베큐를 시식 중입니다.


다음날 아침, 좀 일찍 일어나 펜션 주변과 형산강 강둑을 산책했습니다. 펜션 앞마당 잔디와 각종 화초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우리가 묵은 펜션 뒤에도 아름다운 집이 있는데, 그곳은 펜션이 아니라 가정집이더군요. 훨씬 넓고 화초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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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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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와 할아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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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과 아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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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부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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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형제들이 다 챙겨 나오기를 기다리며 마당에 앉아 여유를 즐겼습니다.

오전 8시50분 서라벌광장 휴게소에서 관광버스를 만나 답사를 시작했습니다. 원래 오후 5시에 마치는 일정인데, 멀리 갈 형제가 있어서 4시로 당겨 마무리해달라고 가이드에게 부탁하고 일정을 좀 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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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불국사-(점심)-박물관-첨성대-안압지-대능원(천마총)으로 이어지는 코스였습니다. 역시 유적 답사는 가이드의 해설을 들어야 제격이더군요. 투어신라(경주관광)의 김필란 가이드는 친절하고도 해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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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천마총 부근에 있는 원풍식당이라는 전통 한식집이었습니다. 1인분에 1만2000원, 모두 25만8000원이 나왔더군요. 푸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음식을 가져와 상에 얹는 게 아니라 주방에서 아예 상을 차린 후 방으로 가져오더군요. 밥을 다 먹은 뒤 누룽지밥이 또 나오더군요. 그걸 먹고 감주(단술)까지 마시니 포만감이 가득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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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안압지와 천마총은 처음 가보는 곳이었습니다. 안압지는 왕자들이 거처하던 동궁이었다는데 곧 건물 모두를 복원할 계획이라더군요. 복원되면 다시 한 번 가볼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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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성덕대왕 신종에서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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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압지입니다. 놀고 있는 아이들은 우리 조카입니다.


천마총은 박정희 시대에 발굴해 개방했는데, 도굴이 불가능한 돌무지 덧널로 조성된 무덤이라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경주에서 발견한 박정희 송덕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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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경주 유적답사를 마치고 4시30분 서라벌광장 휴게소에서 간식을 먹은 후 모두들 각자 집으로 헤어졌습니다. 저는 아버지, 여동생 가족과 함께 마산에 와서 아구찜으로 저녁까지 먹은 후 헤어졌죠.

약간 더운 날씨였고, 피곤하기도 했지만 모처럼 가족과 함께한 경주여행 참 좋았습니다. 비용은 총 110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물론 각자 가져온 먹을거리 장만 비용은 뺀 겁니다. 불국사와 석굴암의 입장료가 생각보다 많이 들더군요. 대능원이나 첨성대, 안압지 등은 500원~1500원 정도였는데, 거긴 1인당 4000원씩이나 했기 때문입니다. 그 두 곳의 입장료만 15만 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24명이 1박2일동안 친절하고 해박한 전문가이드의 해설까지 들어가며 경주여행을 했다면 잘 한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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