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

진안의 특미 흑돼지 삼겹살을 맛보다

기록하는 사람 2011. 1. 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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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연시에 아들녀석과 둘이서 마이산 등반을 했다. 떠나기 전 마이산이 있는 진안군의 특산 음식을 검색해봤더니 '흑돼지'라고 한다. 흑돼지 삼겹살과 '애저'라는 새끼돼지 찜이 특미란다.

시외버스를 타고 전주까지 간 후, 다시 진안 가는 버스를 타고 진안읍에 도착하니 오후 5시쯤 되었다. 읍에 있는 모텔에서 잘까, 마이산 아래 북부주차장의 민박이나 모텔에서 잘까 잠시 망설이다가 아침 일찍 등산하려면 아무래도 산 아래가 좋겠다는 판단 하에 택시를 타고 북부주차장까지 갔다.

그러나 한겨울 날씨가 너무 추워서인지 손님을 받는 민박집이 한 군데도 없었다. 모두들 미리 난방을 해놓지 않아 방이 냉방이어서 손님을 받을 수 없다는 거였다. 결국 입구에 있는 에덴장모텔에 방을 잡았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영업 중인 식당이 없으면 큰일이었다. 다시 읍내로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히 모텔에서 약 50m 떨어진 곳에 '그린원'이라는 식당이 영업 중이었다.


삼겹살을 시켰다. 밑반찬들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아주 깔끔했다.


이게 몇 인분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중 3 아들과 둘이 가서 흑돼지 삼겹살 좀 달라고 했더니 알아서 내온 것이다.


껍데기에 까만 털이 뽑힌 흔적을 보니 흑돼지가 맞긴 맞나 보다.

맛도 아주 좋았다. 이렇게 두툼하게 썰어나왔지만, 구워 먹어보니 딱딱하거나 팍팍한 맛이 전혀 없이 부드럽게 입안에 착착 감기는 맛이었다.

먹고 나니 좀 모자란 듯 하여 "1인분만 더 시켜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된단다. 주인은 1인분으로 두 조각을 더 주었다. 그렇게 먹으니 우리 부자의 양에 딱 맞다. 아마도 앞에 나온 게 3인분이고, 1인분을 더 먹었으니 4인분을 먹은 것으로 짐작된다.


고기를 다 먹고 공기밥 대신 누룽지를 시켰다. 그랬더니 이런 구수한 시래기 된장국이 따라 나왔다.


된장국도 맛있었지만, 다른 특별한 것도 맛보았다. 아들녀석이 쌈장인 줄 알고 먹어보더니 "이게 뭐야. 진짜 이상한 맛이네"라고 한다.

젓가락으로 떠먹어보니, 청국장이다. 청국장을 찌개로 끓이지 않고 그냥 이렇게 쌈장처럼 내놓은 건 처음 봤다.

그런데, 이게 묘하게 맛이 있었다.


바로 이렇게 밥 위에 떠서 얹어 먹으니 희한하게 맛이 있었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맛이라고 할까?


눈으로 보기엔 별로 안좋아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말 별미였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렇게 소주 한 병까지 다 먹고 일어서니 4만 4000원이 나왔다. 관광지 치고는 착한 가격이다. 만족도가 높았다.


마이산 도립공원 남부주차장에 있는 그린원 식당이다. 마이산 등반 가시는 분들 한 번쯤 들러 흑돼지를 맛봐도 좋겠다. 진안에서 흑돼지는 '깜도야'라고 부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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