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낙동강 사업권 회수와 김두관의 소통 의지

김훤주 2010. 11. 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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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소통(疏通)이 대세입니다. 입달린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통을 이야기합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소통을 말하고 김두관 경남도지사도 소통을 얘기합니다. 저 같은 한낱 블로거조차도 소통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명박식 소통과 김두관식 소통은 다릅니다. 이명박식 소통은 '내 말대로 하라'는 것인 반면, 김두관식 소통은 '니 말도 들을게' 하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6·2지방선거를 마치고 난 뒤 이른바 4대강 사업을 두고 소통이나 협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국책사업이니만큼 변화는 없다고도 했습니다.

이런 태도를 이명박 선수는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김두관 선수가 도지사로 있는 경남도가 보 설치와 강바닥 준설을 반대하니까 소통은커녕 낙동강 사업 자체를 회수하겠다고 윽박지르다가 결국 15일 회수 의사를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김두관 도지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11월 5일 블로거들과 벌인 간담회에서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중앙정부 대통령에서 광역자치단체 도지사와 기초자치단체 시장·군수까지 의견이 똑같은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최근 박완수 창원시장 등이 기자회견을 통해 김두관 선수더러 "국책사업인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반대하지 말고 적극 협력해라"고 한 데 대해 이들에 대해 행정·재정 불이익을 줄 것이냐고 블로거들이 물은 데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김두관 선수는 "행정·재정 지원과 협력은 그것 나름대로 타당성을 따져서 하지 어떤 정치 논리로 휘둘리게 하거나 힘 겨루기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모두가 불행해집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에 제가 적은 말을 한 다음 "의견이 다르니까 토론이 필요하고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라 하면서 "여태까지는 대통령에서 광역-기초 단체장까지 한 목소리가 가능했지만 앞으로 갈수록 그런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덧붙였습니다.

"생각이 하나 같이 같을 수 없고 실제 일은 해야 하니까 바로 협의가 필요합니다" 하면서 "해야 한다면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와도 협의할 생각이 있습니다"라고도 했습니다.

팸투어 블로거와 간담회 장면.

김두관 선수는 그러면서 중앙정부가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는 데 대해 아주 갑갑해했습니다. 김두관 지사와 경남도의 낙동강 사업에 대한 태도는 많은 사람들이 어렴풋이 알고 있는 바와는 달리 "전면 반대"가 절대 아닙니다.

김두관 지사와 경남도의 태도는 이렇습니다. "현행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서 수질 개선하는 효과를 내는 사업을 그대로 계속하고 강바닥 준설과 보 설치만 반대한다. 이를 조정하기 위해 협의하고 소통하자."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과 중앙정부는 김두관 도지사의 이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기와 다른 생각·견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명박식 소통은 자기와 남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김두관식 소통은 자기와 남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합니다.

김두관 선수는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가 지금처럼 다른 의견을 낸 적이 여태까지 사실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중앙정부와 협의기구를 꾸리고 그것으로 성공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냐 하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견해 차이를 뛰어넘어 어떤 사업을 성사시키는 모범 사례로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범 사례가 하나 만들어지면 같은 경우가 생겨도 일이 훨씬 쉽게 풀릴 것입니다."

15일 이명박 정부가 김두관 도지사한테 사업권 회수 의사를 알린 방식도 과연 이명박 선수답습니니다. 김두관 지사가 업무로 일본에 가 있는 틈을 타 공문을 전달하고 갔답니다. 뒤통수 때리기의 달인입니다.

이렇듯 이명박식 소통은 불통(不通)으로 자꾸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두관식 소통은 지금 이같은 이명박 선수의 불통에 막혀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게 막혀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김두관 지사의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에는, 누구나 한 번만 마주해도 바로 알 수 있는 그런 진정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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