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보내온 추석선물

기록하는 사람 2010. 9. 13. 14:21
반응형

어제 저녁에 퇴근해 보니 이명박 대통령 내외분이 보내온 추석 선물이 와 있네요. 대통령의 명절 선물을 받아본 건 처음입니다.

대통령이 명절에 선물을 보내는 대상은 '사회 각계 주요인사와 사회적 배려계층' 6000여 명이라고 하더군요. 좀 더 구체적으로는 '전직 대통령과 5부요인, 국회의원, 장·차관, 종교계, 언론계, 여성계, 교육계, 과학기술계, 문화예술계, 노동계, 농어민단체, 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각층 주요 인사를 비롯해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환경미화원, 자원봉사자, 의사상자, 국가유공자, 일본군 위안부, 독도의용수비대, 서해교전 및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편집국장이 되니 저도 '언론계'의 대상에 포함된 모양입니다.

대통령 내외가 보낸 추석 선물은 내용물이 뭘까요? 일단 기자로서 호기심에 포장을 뜯어 확인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외부 포장은 이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청와대 봉황마크가 포장지 가운데에 선명하게 찍혀 있군요.


포장을 벗기니 이런 상자가 나왔습니다. '중추가절'이라는 글귀 위에 역시 봉황 마크가 찍혀 있고, '제 17대 대통령 내외 이명박, 김윤옥' 서명이 박혀 있습니다.


이제 내용물을 확인해볼 차례입니다. 과연 뭘까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고사리와 취나물, 된장, 고추장, 참기름, 참깨, 들기름, 건호박, 표고채 등 9종의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들어 있었습니다.


각 농산물은 위의 사진처럼 원산지 표시와 함께 해당 농산물에 대한 설명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취나물의 경우, 반갑게도 우리 경남의 함양군에서 나온 거네요. '취나물, 경남 함양, 지리산 자락의 싱그러운 자연의 향을 머금고 자란 취나물을 정성껏 건조하여 맛과 향이 뛰어납니다.'


편지도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역시 봉황 마크가 찍힌 겉봉투 안에 이런 카드가 들어 있었는데요. 글자를 읽을 수 있도록 확대해 보겠습니다.


내용은 이랬습니다.

"한가위를 맞아 인사드립니다.

지난 여름은 유난히 무더웠습니다.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은 곳도 있습니다만 소중한 곡식과 과일을 수확하게 된 것은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고한 고향의 농민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영양 많고 맛좋은 우리 음식이 더욱 많은 사랑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국 각지의 농산물을 준비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 소중한 이웃과 함께 넉한 정을 나누는 명절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2010년 9월 대통령 내외 이명박, 김윤옥"

전국 각지의 농산물과 농산물 가공식품을 선물로 선택한 건 대통령으로서 농민과 지역을 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면 공산품 제조업자들이 서운해할까요?)

하지만 어쩌나요? 저희 경남도민일보는 1만 원 미만의 기념품류 외에는 취재원이나 출입처로부터 선물을 받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대통령 내외가 보낸 거라 반송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네요. 다른 좋은 일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어제(13일) 아름다운가게에 기탁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