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한 컷

대학생 시절의 장영달 의원과 이상익씨

기록하는 사람 2008. 5. 8. 10:27
반응형

마산 3·15의거 기념탑 앞이라는 건 알겠는데, 뭐하는 사람들인지는 얼른 봐서 모르겠지요? 하지만 꼼꼼히 뜯어보더라도 누군지를 알아보긴 쉽지 않을 겁니다. 모두 지금도 살아계신 분들이고, 각계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분들이지만, 좀 오래된 사진이라 참 많이도 변하셨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75년 2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들이 마산 3·15 의거탑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이상익 씨 제공

 
이 사진은 마산교도소에서 옥살이를 하던 대학생 7명이 형집행정지로 출소한 다음날 찍은 것입니다. 우리 지역출신으로는 앞줄 맨 왼쪽에 앉아 있는 이상익 씨가 눈에 띄네요. 참여정부 시절 한국도로공사 상임감사를 지낸 분입니다. 그는 또 1980년 마산YMCA 간사와 총무(현 사무총장)를 지냈고, 87년 6월 항쟁 당시에는 ‘국본’이라고 부르던 ‘민주헌법쟁취 경남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거쳐 90년대 들어 민주당과 평민당 등 야당 정치인 생활을 오래 했습니다.

이상익 씨는 1974년 당시 박정희 정권이 간첩으로 몰았던 ‘민청학련’ 사건 한양대 주모자로 몰려 투옥돼 서울구치소와 안양교도소를 거쳐 마산교도소에서 옥살이를 하던 중 형집행 정지로 이듬해인 75년 2월 16일 오후 늦게 출소했습니다. 사진 속의 인물들도 함께 복역했던 ‘교도소 동지들’인데요, 앞줄 왼쪽부터 이상익, 김재규(부산대), 윤관덕(고려대), 이구락(서울대)씨고요, 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 검은 안경을 쓴 분이 현재 국회의원인 장영달 의원(통합민주당)입니다.

그의 오른쪽은 신대균(서울대), 이종원(서울대)씨입니다.

출소한 이들은 함안 가야에 있던 이상익씨 집에서 하룻밤을 잔 뒤, 다음날 아침 곧바로 3·15의거 기념탑을 찾아 이 땅의 군사독재 청산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할 것을 영령들 앞에서 다짐했다고 합니다. 그 기념으로 이 사진을 찍은 거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상익씨.사용자 삽입 이미지장영달 의원.

이들 중에는 이상익씨와 장영달 의원 말고도 김재규씨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을 역임했고, 이종원씨는 일본 닛코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신대균씨는 행정개혁위원회 사무처장을 역임하는 등 모두 사회의 주요한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분들의 희생과 고통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민주화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사진은 이상익씨가 제공해주셨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