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경남도지사 선거, 이번엔 예전과 다르다

기록하는 사람 2010. 4. 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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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구도'가 어떻게 짜이느냐에 따라 절반 이상은 결판이 난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경남도지사 선거는 참 재미있는 선거가 될 것 같다.

알다시피 친노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그는 과거 자신이 출마한 어떤 선거 때보다도 '인지도'는 최고인 상태다. 정당 소속이 아닌 그가 '야권' 단일후보로 결정됐다는 점이 이채롭지만, 일단 무소속이라 지역감정투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실제 그동안 적지 않은 여론조사에서 여당후보를 앞서기도 했다.

게다가 경남 출신 대통령으로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직계라는 점에서 선거운동기간 중에 치러질 서거 1주기 추모열기도 어떤 방향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이달곤, 김두관, 이갑영


야권후보 단일화로 말미암아 지금의 경남도지사 선거구도는 한나라당 후보 이달곤 VS 무소속 야권단일후보 김두관 VS 친박 미래연합 이갑영 후보 등 3파전으로 짜여졌다.

사실 그동안의 역대 경남도지사 선거를 보면 거의 정당 지지율과 비례하여 후보별 득표가 이뤄졌다. 그래서 좁은 시·군 단위 선거가 아닌 도지사 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승리하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위의 표는 2006년 지방선거 때 각 정당이 얻은 득표(위)와 정당별 후보들이 얻은 득표(아래) 수를 나타낸 것이다.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당선)는 정당득표율(63.8%)와 자신의 득표율(63.1%)가 거의 정확히 일치한다.

이에 비해 김두관 후보는 25.4%를 얻어 열린우리당 정당득표율 18.1%보다 무려 7% 이상을 더 얻었고, 반면 민주노동당 문성현 후보는 10.1%를 얻는데 그쳐 자신이 소속된 정당득표율(18.0%)조차 얻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 표를 놓고 볼 때, 민주노동당 지지자들 중 상당수도 김두관 후보를 찍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위 표는 2002년 지방선거 때 경남도지사 후보 득표기록이다.  그 때도 한나라당 김혁규 후보는 74.5%를 득표했다. 당시 민주당으로 나왔던 김두관 후보는 16.8%였고, 민주노동당 임수태 후보는 8.6%였다.

이 두 선거로 볼 때 김두관 후보는 4년 전인 2002년보다 2006년 선거에서 무려 10% 정도를 더 얻은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표를 분산시켰던 민주노동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다.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도 마찬가지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미래연합 이갑영 후보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이번 선거에 임하는 각오 중 한 구절.


오히려 한나라당표를 분산시킬 수 있는 친박 미래연합의 후보가 끝까지 완주한다면 정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흥미진진한 선거가 될 수 있다. 과거 김두관 전 장관이 도지사 후보로 나왔던 두 번의 선거와는 반대 양상으로 치러지게 되는 것이다.


핵심은 미래연합 이갑영 후보가 얼마나 득표력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에게 친박 지지자들이 얼마나 결집할 수 있을지도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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