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국기게양대 하나가 3억5천만원이라고?

기록하는 사람 2008. 4. 1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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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높이 달면 애국심도 높아질까?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게양대에 가장 큰 태극기를 걸어놓으면 그걸 보는 시민들의 애국심이 쑥쑥 높아질까요?

경남도와 양산시가 무려 3억 5000만원을 들여 한국에서 가장 높은(62미터) 국기게양대를 만들었답니다. 이 게양대를 만들기 위한 실시설계용역비만 1390만 원이 들었답니다. 게양대 설치공사에만 4개월이 걸렸습니다.

왜 하필 62미터냐고요? 작년이 광복 62주년이었고, 이 게양대 공사가 작년에 시작됐기 때문이랍니다. 양산시는 이 게양대가 부산 금정구 만남의광장에 있는 것(51.5미터)보다 10미터나 높다고 자랑까지 하고 있습니다.

바로 오늘 게양대를 완공해 성대한 '국기 게양식'을 한다고 합니다. 게양식에는 오근섭 양산시장과 시의회 의장 등 500여 명이 참석해 가로 12미터, 세로 8미터 짜리 대형태극기를 걸어올린다고 합니다.

가로 12미터에 달하는 대형태극기 제작비용은 얼마나 들까요? 약 100만 원이랍니다. 워낙 고공에 달려 있어 강풍에 쉽게 찢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연간 8~10번 정도는 새로 제작해 바꿔 달아줘야 한답니다. 이런 관리비만 연간 1000만 원 이상이 듭니다.

양산 시민들 중에서도 이를 '형식적인 애국심을 강요하는 유치한 사업'이라며 혀를 찬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런 시민들의 여론을 받아들여 양산시의회는 작년 국기게양대 설치예산을 전액 삭감해버렸습니다. 그러나 오근섭 양산시장은 경남도에 달려가 3억 5000만 원의 경남도 예산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시의회의 제동을 무시하고 기어이 공사를 강행하고야 말았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게양대와 가장 큰 태극기, 한나라당 소속의 김태호 경남도지사와, 한나라당에 복당하고 싶지만 그동안 지역구 국회의원과 불편한 관계 때문에 못해 안달이 나 있던 오근섭 양산시장이 이룬 대단한 업적입니다.

거기에 쏟아부은 거액의 예산은 모두 우리가 낸 세금입니다.

양산시청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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