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한국현대사

오빠 영정 안고 나온 81세 할머니의 눈물

기록하는 사람 2009. 10. 1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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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금) 오후 1시30분부터 4시까지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에서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독재정권에 의해 무참히 학살된 2000여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합동위령제가 열렸습니다. 학살된지 59년만에 열린 위령제였습니다. 1960년 4·19혁명 직후 첫 위령제가 열렸으나, 이듬해 5·16쿠데타로 인해 강제로 중단된 지 49년만에 열린 제2차 위령제입니다.

이날 위령제에는 당시 23살의 나이로 학살된 오빠가 학창시절에 찍은 영정 사진을 들고 나온 할머니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임홍련(81) 할머니는 "철도 회사에 다니던 오빠가 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영문도 모른채 끌려 나가 마산 앞바다에서 학살, 수장당했다"며 울먹였습니다. 오빠의 이름은 '임홍규'라고 했습니다.

사진 속의 오빠 임홍규 씨는 철도회사에 다니던 중 23살 때 경찰에 의해 끌려나가 국군에 의해 바다에서 수장, 학살 당했다.


임 할머니는 "나보다 오빠가 세 살이 많았으니 살아 있었다면 지금 84살이 되었을 것"이라며 "끌려간 날은 알지만 죽은 날을 몰라 매년 음력 9월 9일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할머니는 진실화해위원회에 의해 진실규명이 이뤄지고 59년 만에 이렇게 위령제라도 지내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무참하게 학살된 사실을 알고 나니 마음은 더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할머니는 위령제가 진행되는 내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 내시더군요.

어쨌든 이렇게 나마 동병상련의 아픔을 지닌 유족들이 함께 모여 합동위령제를 지낼 수 있게 된 것만이라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부디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대로 하루빨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위령비 건립과 추모공원을 조성해 유족들이 성묘라도 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는 위령제가 진행되는 내내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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