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둘레길이 아름다운 도심의 산속 호수

기록하는 사람 2009. 9. 2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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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과 창원, 그리고 진해 사이에는 해발 328m의 야트막한 산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팔용산입니다. 마산시 봉암동과 양덕동, 합성동, 그리고 창원의 팔용동을 끼고 있는 산입니다.

지금은 대부분 매립이 되어 강처럼 느껴지지만, 창원과 진해방향으로는 봉암갯벌이 있는 바다를 끼고있는 산이기도 합니다.

마산의 진산인 무학산(761m)에 비해 낮은 산이기는 합니다만, 창원과 마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데다, 제법 험한 암벽들도 적지 않아 시민들이 가벼운 등산을 위해 자주 찾는 산입니다.

그런데, 이 산은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산중 호수를 갖고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마산시 봉암동에서 완만한 숲길을 따라 약 1.5km정도 걸어올라가면 해발 100m쯤에 마치 댐과 같은 석축 콘크리트로 된 저수지 둑이 나타납니다.(관련 글 : 도심의 숲속길, 걷고싶은 길이 되려면)


봉암저수지(옛 봉암수원지)라는 곳인데요. 일제강점시대였던 1928년 혼다 쓰치코로라는 시장 재임시절 착공해 1930년 준공된 당시 마산에 살던 일본인들의 상수원 역할을 했던 수원지였습니다. 이후 1953년 12월 제방을 높여 저수용량을 60만㎥로 늘려 1984년 말까지 마산시민의 상수원으로 이용했습니다. 낙동강물을 상수원으로 사용한 뒤부터는 비상급수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은 2005년 문화재청에 의해 등록문화재 199호로 선정된 근대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앞서 포스팅한 적이 있는 마산헌병분견대 건물은 198호로 함께 선정된 등록문화재입니다.(관련 글 : 문화유산을 왜 특정단체에 무상임대하나)

올들어 마산시가 이 저수지 둘레길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아내와 함께 가봤더니 산속의 맑은 공기와 호수의 경치가 어우러져 정말 산책길로 너무 좋더군요. 몸이 불편해 등산이 어려운 분들도 여기까지 오는 데는 별 무리가 없으니 마산-창원 시민들의 가장 각광받는 휴식처가 되기에 딱 알맞은 곳이었습니다.

사실 도심공원과 녹지가 잘 조성되어 있는 창원에 비해 마산은 쉴 곳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이 봉암저수지만은 창원의 어떤 도심공원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마산의 큰 재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도시 한 가운데의 산, 그 산속의 호수를 보유한 도시가 마산 말고도 또 있나요? 한 번 구경해보시죠.

저수지 둘레길을 테마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조감도입니다.

제방 위에서 시민들이 저수지 둘레길 정비계획 조감도를 보고 있습니다.


저쪽으로 건너가서 둘레길 산책로로 가볼 참입니다.

이건 아마도 수문 조절 기구였던 것 같은데, 정확한 용도는 잘 모르겠네요. 제방 가운데에 있습니다.

멀리 수중 데크와 정자가 보입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과 저수지 둘레길 산책로가 갈라지는 곳입니다. 저수지는 다음지도에서 면적을 환산해보니 대략 5만 6000㎡쯤 되더군요.

데크 위에는 한 가족이 한가롭게 낮잠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맞은 편에서 본 봉수정 정자.

습지식물 군락지도 조성한다고 하네요.

앉아서 쉬고 있는 부부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제방에서 마주 보이는 끝자락까지 왔습니다.

제법 긴 출렁다리가 있습니다. 뛰면 출렁출렁합니다.

널찍한 공간이 나옵니다. 숲속 소나무 아래에도 평상과 벤치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창원으로 가는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곳곳에 돌탑과 이런 돌무지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물빛이 참 맑았습니다.

아이들의 웃음도 해맑았습니다.

봉수정 현판을 황철곤 현직 마산시장이 썼다고 하네요. 그래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죠.

안전용구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옆에서 본 봉수정 모습입니다.

이왕이면 여기도 목재 난간으로 할 것이지, 왜 철제로 했는지 궁금하네요.

슬슬 출발지점이었던 제방의 모습이 보입니다.

헉, 자세히 보니 제방 바로 아래에 이런 자라가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다시 제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자라가 발견된 곳은 이곳 바로 아래였습니다.

내려오면서 밑에서 본 저수지 제방.

제방 아래에도 이런 정자가 있고, 체육시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분수대도 만든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한 가지 걱정되는 건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저수지 물이 오염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마산시는 아직 저수지 수질오염에 대한 대책이나 고민이 없는 듯 합니다. 이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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