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생각-김주완

꼭 투표해야 할 다섯 가지 이유

기록하는 사람 2008. 4. 9. 08:48
반응형

아래 글은 제 후배인 진영원 기자가 쓴 글입니다. 이 시간까지 투표를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다소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필자의 허락을 얻어 여기 올려봅니다.

꼭 투표해야 할 5가지 이유
①참신한 비례대표가 있다 ②대운하, 건강보험 등 쟁점에 입장을 표시하자 ③투표확인증은 돈이 된다 ④확인증을 모아 미래의 이익 확보 수단으로 쓰자 ⑤절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18대 총선 투표일이다. 유권자를 대상으로 투표를 독려하는 각종 미사여구가 나돈다. '신성한 권리' '귀중한 한 표'를 운운하는 한편에는 '사상 최악의 투표율' '극도의 정치 무관심' '개인주의 팽배' 등의 협박성(?) 단어도 거론된다.

선관위 홈페이지에선 인기그룹 '원더걸스'가 춤을 추고, 선관위는 도내 20개 투표소에 '맑고 부드러운 음악을 틀고, 마실 물과 커피·녹차 등을 비치할 것'을 지시했다. 과연 선거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는 선관위답다. 그런 선관위도 한때는 투표를 하지 않는 유권자에게 5000원의 과태료를 물리자고 제안한 적도 있다.

요컨대, 갈수록 유권자에게 '투표하라'고 권유할 논리가 빈약해졌다는 것이다.

사실 유권자 입장에서 투표하지 않을 이유도 적지 않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서, 내 표가 선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므로, 찍어줬더니 자기 배만 채워서, 누가 나왔는지조차 몰라서, 나 먹고살기도 바빠서….

적극적인 의미로 기권을 실천하는 사람도 있다. '투표율이 30% 정도로 내려가 봐야 정치인들이 정신을 차린다'는 유권자도 있다. 투표할 테니 투표용지 제일 마지막 칸에 '아무나'를 넣어달라는 웃지 못할 소리도 들린다.

그리고 그 모든 바탕에는 '누가 당선되든 내 삶이 더 나아지지는 않더라'는 해묵은 체념이 깔려있다.

특히 특정정당이 '지팡이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경남에서 '귀중한 한 표' 운운하는 것은 차라리 사치스럽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아직도 많은 사람은 투표를 해야 한다고 믿고 있고, 나머지도 중간 지점에 서 있다. 그렇다면, 아래 '투표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참고하면 어떨까.

첫째,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서' '다 그 사람이 그 사람 같아서'라고 답했다면 이번 선거에도 정당 투표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17대 총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도 '1인 2표제'로 한 번은 후보에, 한 번은 정당에 지지를 표현할 수 있다.

후보는 거기서 거기일 수 있지만 정당은 다르다. 이번 선거에는 역대 최고인 열일곱 개 정당이 등록했고, 정당 득표율에 따라 기성 정치인보다 훨씬 참신한 비례대표 후보들을 국회로 보낼 수 있다. 기존 정치권에 희망을 잃었다면 비례대표들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둘째, 쟁점이 많이 드러난 선거는 아니었지만 나름 '한반도 대운하'나 '건강보험 민영화', '당연지정제 완화 및 폐지' 등 중요한 이슈가 드러났다. 국민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정책들이지만 국민투표에 부치지 않는다면 국민이 찬반을 표시할 방법이 없다.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후보나 정당에 찬성 혹은 반대 의사를 결집할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투표 행위가 돈이 된다. 투표하고 나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확인증'을 주는데, 이 확인증으로 도내 국·공립 유료시설에 입장하거나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때 2000원 한도 안에서 입장료나 이용료를 면제, 혹은 할인받는다. 바로 당일 진해 해양공원이나 하동 송림공원·최참판댁 유적지를 공짜로 돌아볼 수 있다.

넷째, 투표를 적극적인 이익 추구 행위로 바꿔보자. 최근 공익을 앞세우는 시민단체뿐 아니라, 집단 이익을 앞세운 주민단체들도 후보에게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유권자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는 하나의 선거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큰데, 이번 선거 투표확인증을 모아 그야말로 '유권자의 힘'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다.

다섯째, 이도 저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자기만족을 위해서라도 투표하자. '나 하나의 힘이 세상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소박한 믿음을 가져보자. 어쨋든 선거는 한 표 한 표가 모여 결과를 내는 것이다. 희망하기에 늦은 적은 없고, 절망하기에는 언제나 이르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