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뉴스는 공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도 그렇고, 미국도, 영국도,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뉴스'라는 상품을 생산하는 데는 비용이 엄청 많이 든다. 우선 이 상품은 자동생산이 불가능하다. 한 건 한 건 사람이 손수 취재하고 촬영하고 글을 써야 한다. 그래서 인건비가 가장 많이 드는 '노동집약 산업'이다.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 생산한 뉴스가 온라인에서 모두 공짜로 유통된다면 신문·방송사는 뭘 먹고 살까? 사람들은 대개 종이신문 구독료나 광고료를 떠올릴 것이다. 물론 방송 또한 수신료나 광고로 먹고 산다.

뉴스가 공짜라면 신문사는 뭘 먹고 사나

그러나 문제는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기존의 종이신문이나 방송뉴스 소비자는 물론 광고매출도 비례하여 줄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생산원가보다 훨씬 싸게 책정돼 있는 신문 한 부의 가격은 구독료가 신문사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걸 말해준다. 물론 인터넷을 통한 뉴스 유통이 없던 시절에는 이러한 생산원가와 판매가격의 모순을 광고수익으로 벌충해왔다.

미국의 신문들도 다들 비상이다. 도산과 폐업 직전의 신문사들 /출처 : 뉴욕타임즈


하지만 인터넷이 주요한 뉴스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신문을 비롯한 인쇄매체의 광고매출은 수년동안 45도 각도로 급전직하하고 있다. 반면 인터넷 광고는 급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혹자는 '종이신문에서 감소한 광고수익을 인터넷에서 벌충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인터넷 뉴스의 유통구조도 마치 농·축산물의 그것과 같다는 게 문제다. 즉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중간상인이 대부분의 이익을 갈취하듯, '뉴스'라는 상품을 통해 실제 광고수익을 올리는 곳은 신문사가 아니라 '포털'이라는 것이다. 중간상인이 농민으로부터 헐값으로 농·축산물을 매입해 비싼 값으로 판매하듯, 포털 역시 형편없는 헐값으로 뉴스를 구매해 비싼 광고를 붙여 유통시키는 것이다.

물론 신문사 자체의 인터넷 뉴스사이트가 있긴 하지만, 상위 0.01%에만 몰리는 인터넷 광고의 속성상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100년 신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지난 4월부터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인터넷판으로 전화했고, 콜로라도주의 대표적 일간지인 <록키마운틴뉴스>와 <투손시티즌> 등 수많은 지역신문이 올해 초 폐간했다.

뉴스 유료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런 신문업계의 어려움은 세계적인 미디어재벌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포스트>, <더선(The Sun)>, <더 타임스> 등 수십 개 매체를 소유하고 있는 루퍼트 머독은 내년 상반기부터 모든 인터넷 뉴스를 유료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작년 4분기 회계 결과 34억 달러에 이르는 순손실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머독의 이같은 실험이 성공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뉴스는 공짜'라는 일반인의 생각이 영국이나 미국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데다, 다른 모든 신문들이 동참해줄 가능성도 희박하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앨범. 아직 4700여 명 정도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터넷신문인 <오마이뉴스>도 적자를 견디지 못해 지난 7월 8일 1인당 월 1만 원의 회비를 내는 유료독자 10만 명을 모집하기로 하고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가입한 독자는 4700여 명에 머물고 있다. 물론 <오마이뉴스>의 이 실험은 기존의 '자발적 유료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돈을 내지 않은 무료독자들도 여전히 모든 기사를 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게다가 포털에도 기사가 그대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일까? 물론 전국의 모든 신문·방송 및 뉴스통신사가 일제히 포털에 뉴스 제공을 중단하고, 자체 사이트를 유료화하면 (소비자의 반발은 있겠지만) 된다. 하지만 경쟁관계에 있는 모든 매체가 동시에 '담합'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고, 헐값이나마 포털에서 받아온 뉴스제공료를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전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온라인 뉴스저작권' 개념이다. 인터넷으로 유통되고 있는 뉴스라도 '저작권'이 있고, 이를 무단으로 '펌질'하여 기관·단체나 기업·개인 홈페이지에 올려두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2차 유통은 법으로도 금지되어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개정된 새 저작권법에서도 이 부분은 더 강화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법을 집행해야 할 정부부처는 물론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 대학과 초·중·고등학교, 시민단체와 개인에 이르기까지 '기사 펌질'은 거의 일상적인 일이 되어 있다. 심지어 법을 만든 국회의원들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신문기사를 무단으로 게시했다가 망신을 사고 있다.

비록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것까진 공짜라 인정하더라도, 그걸 불법으로 펌질하여 2차유통시키는 행위는 엄격히 규제하고, 합당한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뉴스저작권 사업의 핵심이다.

제3의 대안, 디지털 뉴스 저작권 사업

따라서 이런 저작권 침해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고, 필요한 기관·단체나 개인에게 합당한 '저작권료'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도 신문사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쉽게 말해 한동안 '불법 다운로드'가 판을 치던 온라인 음악시장에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강력한 단속과 저작권료 징수로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이것만 음저협처럼 제대로 관리되면 어려움에 처한 신문업계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한국언론재단과 한국디지털뉴스협회가 뉴스저작권 사업을 하고 있는 뉴스코리아. http://www.newskorea.or.kr


이미 신문업계에도 음저협과 같은 단체가 있다. 48개 신문사, 56개 매체가 가입돼 있는 '한국디지털뉴스협회'(회장 고광헌 한겨레신문 사장)가 있고, 한국언론재단이 이들 매체로부터 온라인 뉴스저작권을 신탁받아 합법적인 판매사업을 하고 있다.

여기서 판매하는 뉴스상품이 '뉴스코리아'이다. 이곳을 통하면 원하는 신문을 선택해 단건으로 구매할 수도 있고 일괄구매도 가능하다. 또한 텍스트 기사나 PDF, 보도사진 등 원하는 형태로 구입해 사용할 수도 있다.

실제 일부 정부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 일부 대기업의 홍보실은 이를 통해 뉴스를 합법적으로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갈수록 논술과 입학사정관제 비중이 높아가고 있는 입시제도에 대비한 e-NIE(신문활용교육) 상품도 각 시·도교육청과 학교를 상대로 판매하고 있으며, IP-TV와 디지털 케이블TV를 통해 가정에서 신문을 볼 수 있는 'TV신문' 상품도 있다.

온라인 뉴스유통구조 혁신 절실하고도 급하다

그러나 문제는 저작권법을 앞장서 개정한 정부의 인식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개정 저작권법을 빨리 정착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솔선하여 합법적인 뉴스의 이용을 권장하고 확산시켜야 하지만, 그런 노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조차 PDF 상품만 구매하고 있을뿐 텍스트 상품에 대해선 예산상의 이유로 여전히 구매를 유보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소속 언론사들의 뉴스저작권료 수입은 월 몇 백만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6월 제4대 회장으로 한겨레 고광헌 사장을 선출한 한국디지털뉴스협회 정기총회.


따라서 정부가 시행령이나 규칙으로 모든 부처와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과 공기업, 국·공립 학교 등 공공기관을 '의무구매 대상'으로만 정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한국디지털뉴스협회도 아직 개인에게까지 뉴스저작권 침해행위를 단속하지는 않고 있다. 우선 공공기관과 대기업, 종합대학의 합법적 뉴스 사용을 촉구하고 있는 단계라는 것이다. 그런 곳부터 합법적인 뉴스 유통이 이뤄지면 범위를 점차 넓혀갈 계획인데, 당장 공공기관부터 제대로 안되고 있으니 난감한 상황이다.

문제는 한국디지털뉴스협회에 아직 조선·중앙·동아일보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 정부의 뉴스저작권 사업에 대한 관심이 덜한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법을 집행할 정부의 의지다. 불합리한 인터넷 뉴스 유통구조를 바로잡고, 여론시장의 다양성을 유지하며, 신문산업 전반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뉴스저작권'에 대한 정부의 인식제고가 절실하다.

◇한국디지털뉴스협회 참여 언론사

△전국종합지 = 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
△경제지 = 파이낸셜뉴스,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스포츠지 = 스포츠서울, 스포츠칸, 스포츠한국
△지역종합지 = 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 경기일보,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경상일보, 경인일보, 광주일보, 국제신문, 대전일보, 매일신문, 무등일보, 부산일보, 새전북신문, 영남일보, 인천일보, 전남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북일보, 제민일보, 중도일보, 중부매일, 충북일보, 충청투데이, 한라일보, 대구일보
△미디어전문지 = 미디어오늘, 기자협회보, PD저널
△지역주간지 = 김포뉴스, 당진시대, 옥천신문, 평택문화신문, 홍성신문
△인터넷신문 = 대덕넷, 브레이크뉴스, 이데일리, 데일리안, EBN산업뉴스
△어린이신문 = 소년한국일보, 어린이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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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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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inimonk.tistory.com 구차니 2009.08.27 1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론 뉴스 유료화와는 별개로, 저작권은 좋게 해결이 되면 좋겠습니다.
    음.. 그런데 뉴스 유료화라고 하니.. 웬지 모르게
    정보의 빈익빈 부익부를 통한 통제가 떠오르는건 너무 심한 억측일까요?

    정보가 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상당히 유효한데, 이런식으로
    유료화 될 경우에, 돈 없는 계층은(비록 얼마 안하는것으로 보이지만) 정보를 입수하기 힘들어지고
    정보빈곤으로 인한 통제가 되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어쩌면 부분유료화로 극단적으로 사건사진 등을 유료로 제공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뉴스를 무료로 볼수 있되, 부가적인 정보로 차등 지급을 한다던가 이런 시스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Favicon of http://100in.tistory.com 김주완 2009.08.27 16: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장 몇 년 사이에 뉴스유료화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그냥 뉴스를 보는 것까지는 공짜로 두고, 그걸 불법으로 퍼가서 재유통시키는 것은 합당한 과금을 하자는 겁니다.
      게다가 개인도 아니고 비영리단체도 아닌 정부기관이 불법으로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2. Favicon of http://ksoul.tistory.com/ 한줌 2009.08.27 1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의 인터넷판 전환 소식을 들으면서 남 일이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요즘 같아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신문사들에게 불가피한 선택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구요.
    이래저래 언론사로서는 유료화는 넘지 못한, 넘어야 할 산이겠죠. 정부기관 말씀하시니 연합뉴스 전재계약이 오버랩되는구만요.

    나중에 유료화가 되면 사람들이 다시 신문을 사서 돌려볼까요? 그냥 두서 없이 남기는 글입니다. 기자할 때 줄곧 미디어를 다뤘지만 신문시장은 이제나 저제나 참...

    • Favicon of http://100in.tistory.com 김주완 2009.08.28 0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연합뉴스사법은 그야말로 제가 볼 땐 특혭니다. 연간 수백억이라지요?
      어쨌든 인터넷에서 그냥 뉴스를 읽기만 하는 데 과금하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줌님 블로그 둘러봤는데, 신상을 짐작하기 쉽지 않네요.

    • 2009.08.28 1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100in.tistory.com 김주완 2009.08.28 13: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렇군요. 반갑습니다. 블로그 구독해놓고 열심히 보겠습니다.
      이래서 블로그가 참 좋네요. 평생 다시 만나기 힘들 수도 있는 사람을 이렇게 쉽게 온라인으로 보기도 하고 말입니다.

  3. 2009.08.28 17: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나그네 2009.09.15 22: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마이뉴스 10만인 모집에 참여가 저조한건 나름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곳"에 사옥을 두고서 그동안 열심히 좋은 기사에 기부해온 독자들 한테 또 손을 벌리니 독자들도 거부하는것이죠...
    요즘 신문사들도 힘들겠지만 독자들도 힘듭니다.
    각고의 노력을 보인다면 독자들이 외면할리가 있겠습니까.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