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방송 겸영 준비하는 매일경제와 조중동

기록하는 사람 2009. 7. 2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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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한 방송법과 신문법이 날치기 처리된 후, 제일 먼저 < 매일경제 >가 종합편성채널 사업권을 따내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하게 표명하고 나섰습니다.

종합편성채널이란 송출방식만 기존 KBS와 MBC 등 지상파와 다를 뿐 뉴스나 연예·오락·드라마는 물론 시사프로그램까지 모든 걸 다 할 수 있고, 심지어 24시간 방송이 가능하며, 중간광고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SBS같은 사영종합방송입니다. 정부는 연말까지 이런 종합편성채널 2개와 YTN과 같은 보도전문채널 2개를 신규허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저는 < 매일경제 >의 이같은 공공연한 방송사업 선언이 언론전문지인 < 미디어오늘 >이나 < 미디어스 > 또는 < PD저널 >같은 언론전문 인터넷신문에 당연히 보도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따로 포스팅을 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마 그런 언론전문지의 기자들이 미처 < 매일경제 >까진 살펴보지 않았는지 지금 이 시간까지도 기사로 오르지 않고 있네요. < 미디어오늘 >의 '아침신문 솎아보기' 코너에도 다른 신문의 보도 모니터는 있지만, < 매일경제 >의 이 기사는 빠졌더군요.



< 매일경제 >는 오늘자 5면 '종합편성채널 누가 준비하나' 라는 기사를 통해 "매일경제는 이미 새로운 미디어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로서 발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노골적으로 의사를 밝혔습니다. 단순히 밝힌 정도가 아니라 강력한 의지와 각오까지도 이렇게 내비치고 있군요.

"매일경제는 24시간 경제종합보도채널인 MBN이 케이블 방송 중 유일한 성공 스토리를 이뤄내는 등 종편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한 종합편성 뉴스는 물론이고 가장 재미있고 유익하며 볼거리가 많은 방송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매일경제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한국의 방송통신 미디어산업을 선도하면서 아시아의 대표 방송이 되고 이를 토대로 다시 세계의 글로벌미디어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신문이 '사고(社告)'가 아닌 기사를 통해 이런 의지를 밝히는 것은 약간 특이한 일이기도 한데요. < 매일경제 >는 이어지는 기사에서 자기 신문사 외에도 조선·중앙·동아일보가 준비하고 있고, 케이블TV 업계도 종합편성채널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언론악법이 통과되면 조중동과 일부 경제신문이 채널을 나눠가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는데, 과연 그런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같습니다. 알다시피 < 매일경제 >는 조중동을 능가하는 친자본·반노동 경제지입니다.

만일 이런 <매일경제 >와 조중동이 사이좋게 종합편성채널 2개와 보도전문채널 2개 등 4개를 모두 차지할 경우, 그야말로 친정권·친자본 언론이 신문시장에 이어 방송시장까지 장악함으로써 보수정권의 장기집권이 훨씬 유리해질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또한 그들은 비대해진 영향력과 이번 신문법에서 허용된 일간신문 복수 소유 허용을 바탕으로 지역신문의 독자와 광고시장까지 먹어치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역신문의 운명에 대해서는 이후 다시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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